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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경험, 추억

올랜도 디즈니 셋째 날: 디즈니의 하이라이트 매직킹덤

셋째날도 아침은 여유롭게 시작.
열시 반쯤 리조트 셔틀을 타고 매직킹덤으로 출발했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신데렐라 성을 본 순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벅차올랐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그 장면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니, 디즈니월드에 온 실감이 비로소 들었다. 첫째날 둘째날도 너무 좋았지만 디즈니 성이 진짜잖아 이걸 봐야 디즈니잖아.
성에 심취해서 한참 사진 찍고 있는데 갑자기 퍼레이드가 시작되려고 해서 바로 퍼레이드부터 봤다.
우연히 마주친 11시 30분 퍼레이드는 예상치 못한 선물 같은 순간이었다. 다양한 디즈니 캐릭터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행진하고, 관람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순식간에 모두를 동화 속으로 끌어들였다. 캐릭터마다 차량과 퍼포먼스 스타일이 다르고,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보는 재미가 아주 컸다.

퍼레이드가 끝난 후엔 배가 고파져서 근처에서 감자튀김을 스낵 크레딧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짭조름한 간식 하나만으로도 금세 에너지가 채워졌다. 다만 매직킹덤의 스낵바에서는 주류(맥주 등)를 판매하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다른 곳들은 다 맥주도 스낵 크레딧으로 이용할 수 있었고, 그걸 기대하며 감자튀김을 먹기로 한 부분도 있었는데...
그래도 매직킹덤의 가족 친화적인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듯한 분위기라 또 새롭고 신기.

오후 2시쯤 또 다른 퍼레이드가 시작되어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관람하게 되었다. 매번 연출이나 구성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같은 퍼레이드라도 보는 재미가 충분했다. 이 땐 아예 첨부터 끝까지 졸졸 따라가면서 관람했다. 퍼레이드 넘 좋아 최고야ㅠㅠ

이후에는 가벼운 어트랙션 위주로 돌아다녔다. 알라딘의 매직 카펫은 회전형 어트랙션으로 팅커벨과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고 인어공주 어트랙션은 영화 속 장면들을 그대로 따라가는 구성으로, 마치 바닷속 모험을 함께하는 느낌을 주었다. 둘 다 아이들과 타기에도 아주 좋은 어트랙션. 무서운 거 못타는 친구에게도 아주 적절한 어트랙션.

오후 3시 30분, 이 날의 핵심인 Be Our Guest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전날 Space 220에서 다이닝 플랜을 사용할 수 없었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갑작스럽게 Be Our Guest 레스토랑을 가기로 결정했던 것. 원래 이곳은 테이블서비스 크레딧을 두 개 사용하는 레스토랑이라 보류해두고 있었지만 가고 싶은 곳 중 하나였고, 야수의 성에 초대받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스페이스220에서 못 쓴 크레딧이 남았으니 아주 딱이잖아!
이곳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서, 디즈니 세계관 속으로 완전히 들어간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다. 레스토랑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야수의 성 한가운데로 순간이동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창밖의 풍경.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깥은 실제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처럼 연출되어 있었고, 천둥소리와 번개가 연출되는 이펙트 덕분에 몰입도가 상당히 높았다. 식당은 메인 홀이 중심이고, 양옆으로 각각 다른 분위기의 방이 연결되어 있었다. 한쪽은 야수가 혼자 지내던 어두운 방으로, 조명이 거의 없고 한 가운데에 유리관 속 장미가 떨어질 듯이 떠 있었다. 반면 다른 방은 벨과 함께 지낸 따뜻한 느낌의 공간으로, 미녀와 야수의 추억이 담긴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공간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어디에 앉든 하나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느낌이었다.
음식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스테이크는 적당히 구워져 있었고, 함께 곁들인 와인도 훌륭했다. 디저트는 조금 달긴 했지만 분위기 속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야수가 식당을 돌며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는 연출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마지막엔 야수의 사인 종이까지 받을 수 있었는데, 디즈니월드 여행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 중 하나로 남은 것 같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곰돌이 푸 어트랙션과 TRON 라이트사이클 런을 추가로 탑승했다. 푸는 아기자기한 감성으로 힐링되는 느낌을 줬고, TRON은 예상 이상으로 빠르고 짜릿한 스릴을 선사했다. 미래적이고 독특한 바이크 형태의 탑승 방식도 재미를 더해주었다. 트론은 친구는 못타겠다고 해서 나만 탄 어트랙션. 사실 트론이 인기 만점 어트랙션인지 몰랐어서 딱히 탈 생각 없었는데, 친구가 그래도 이건 꼭 타야된다고 설득해줘서 탔다.
(친구는 다른 디즈니랜드에서 타 봄. 너무 무섭지만 웰메이드라고 생각했다고 함.)
근데 진짜 바이크 형태의 롤러코스터 넘 재밌었고, 시간 여유만 있었다면 그 긴 줄을 기다려서라도 또 타고 싶었다.
돈을 썼다면 시간을 아꼈겠지...

그리고 마침내 하루의 대미를 장식할 매직킹덤 불꽃쇼.
이전에도 홍콩과 파리에서 디즈니 불꽃쇼를 본 적이 있었지만, 올랜도는 차원이 달랐다. 캐슬 위로 펼쳐지는 화려한 불꽃과 함께 음악, 조명, 프로젝션 쇼가 어우러지는 연출이 와,,, 정말 완벽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팅커벨이 캐슬 위에서 날아가는 연출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순간이라서 더욱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매직킹덤에서 불꽃쇼 안보면 진짜 바보임. 혹시 파크호퍼 사용하게 되면 매직킹덤은 꼭 오후에 가야함.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매직킹덤 불꽃쇼


이렇게 셋째 날도 마법 같은 하루로 가득 찼다. 동화 속 성에서 식사를 하고, 캐릭터들과 인사를 나누고, 밤하늘 아래서 눈부신 불꽃을 바라본 하루.
디즈니월드의 마법은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지만, 매일매일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만들어준 것 같다. 좀 오글거리낳ㅎㅎ

넷째날은 쉬어가는 타임. 디즈니 스프링스 이야기